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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박학다식

[블로터] Dell 태블릿폰 출시

델(Dell)이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Streak)과 4.1인치 스마트폰 베뉴(Venue)를 출시하며, 국내 모바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먼저 ‘5인치 태블릿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제시한 스트릭을 살펴보자.

dell streak vs iphone 3GS

델 스트릭(5인치)과 아이폰 3GS(3.5인치) 크기 비교

사양은 준수하다. 퀄컴의 1GHz 스냅드래곤(QSD8250) 프로세서를 채택했으며, 전후면 카메라(전면 VGA, 후면 500만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올 여름 미국에 출시될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1.6 버전을 탑재해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국내 출시 제품은 2.2 버전(프로요)을 탑재해 이러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실제로 잠시 사용해보니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반응속도도 빨랐다. 델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충격과 긁힘에 강한 고릴라 글래스는 매력적이다. 발표회 현장에 비치된 제품을 던져보지는 못했지만, 지난 5월, 인개짓이 소개한 동영상을 보면 볼펜으로 디스플레이를 마구 내려찍어도 전혀 흠집이 나지 않는 훌륭한 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인개짓은 “집어던져도 깨지지 않을 만큼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별도로 보호 필름을 붙이지 않아도 스크래치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treak Smartphone

델의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

관건은 5인치 태블릿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가 과연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델의 한국법인인 델인터내셔널의 양유진 컨슈머사업부 부장은 “4인치 이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더 큰 디스플레이에 대한 요구가 있고, 태블릿은 더 큰 화면을 제공하지만 휴대폰처럼 항상 휴대하기는 어렵다”라며 “5인치의 스트릭이 황금비율을 찾아낸 것”이라고 소개했다.

의아한 것은 스트릭이 미국에서 출시된 지 반 년이나 지났는데, 어느 제조업체도 델이 ‘황금비율’이라고 주장하는 5인치의 화면 크기를 채택한 태블릿을 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 초 ‘CES 2010′에서 델이 스트릭을 처음 공개했을 때 일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비교해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불편한 크기이며, 태블릿을 대체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새로운 폼팩터를 개척했다’고 주장하기에는 시장 반응도 탐탁치 않다. 델은 구체적인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할 정도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초기에는 무약정 599달러, AT&T 2년 약정에 299달러에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베스트 바이에서 2년 약정 99.99달러에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다.

요즘은 태블릿을 양복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게 유행일까? 갤럭시탭 런칭 행사에 이어, 델도 스트릭을 양복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며 시연해 보였다. 그러나 결코 양복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무게가 220g으로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과 비교해 훨씬 가볍지만, 그렇다고 양복 주머니가 처지지 않을 만큼 가볍지는 않다.

실제로 사용해 본 느낌은 불과 1인치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4인치대 스마트폰보다 훨씬 시원시원한 화면을 자랑했다. 동영상과 게임을 즐기기에는 괜찮은 크기다. 디자인도 남성미를 흠뻑 풍기는 것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전자책이나 신문, 잡지를 즐기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크기다. 태블릿폰이라는 애매한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태블릿이라기보다는 화면이 시원스러운 스마트폰에 가까운 느낌이다. 실제로 구글이 태블릿 전용 안드로이드인 허니콤 버전을 배포하더라도 해상도 문제로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델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테이지 UI는 큰 특징은 없었지만, 쓸 만 했다. 다음달 열리는 CES 2011에서는 모바일 기기 뿐만 아니라 PC 등 델의 모든 제품에서 심리스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지 2.0 UI를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겠다.

폼팩터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제품 자체의 성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늦게나마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5인치대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했다는 점을 환영한다. 내년 초 7인치와 10인치대의 다양한 태블릿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이 어느 정도의 호응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해진다.

델 스트릭 시연 영상

델은 스트릭과 함께 4.1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 ‘베뉴(Venue, 사진)’도 선보였다. 스트릭과 마찬가지로 1GHz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2.2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800만화소 카메라를 채택해 고해상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스트릭과 달리 전면부 카메라는 없다.

유선형 글래스를 채택했다고 강조해서 살펴보니, 글래스가 평평하지 않고 미묘하게 굴곡이 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터치를 할 때 조금 색다른 느낌을 준다. 역시 고릴라 글래스를 채택해 충격과 스크래치는 걱정 없다. 디자인은 독특하고 매력이 있었지만, 다소 위아래로 길이가 긴 점이 아쉬웠다. 스트릭과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델의 스테이지 UI를 채택하고 있다.

전반적인 성능은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델의 표현대로 ‘수퍼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에는 크게 차별화된 요소가 없었지만, 델이 2009년 모바일 시장에 처음 진출할 당시 욕을 많이 먹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간 5~6종의 휴대폰을 개발하면서 스마트폰 기술이 빠르게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델인터내셔널은 12월22일 열린 제품발표회에서 두 제품을 선보이면서 국내 모바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컴퓨팅 환경이 모바일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흐름 속에, 델도 언제까지나 PC와 서버만 만들고 있지는 않겠다는 선언이다. AS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KT테크와 손잡고 전국 68개의 AS센터도 확보했다.

임정아 델 인터내셔널 컨슈머사업부 본부장은 “모바일 컴퓨팅이라는 파도에 대비하기 위해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준비를 했다”라며 “휴대폰 업체들처럼 1년에 수많은 제품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델이 쌓아온 컴퓨팅의 경험을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도록 큰 스크린의 고사양 디바이스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내년에는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PC 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서도 델을 조금 더 가깝게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트릭과 베뉴는 이르면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 초 KT를 통해 출시된다. 출고가는 베뉴가 70만원대, 스트릭이 80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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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4인치는 폰이고, 5인치면 태블릿 폰이야??;;